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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는게 뭐라고 - 사노 요코

김총 2015. 8. 28. 17:58

하.. 암 재발과 함께 2년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나오는 길에 재규어 자동차 매장에 들러 수입차를 구매하는 70대(맞나?) 할머니라니. 2년후에 죽는다니 이제 내게 돈이 필요없어지잖아요. 와, 그 홀가분함이 한큐에 읽혀졌다. 1년 내내 한류드라마를 보며 욘사마와 이병헌에 빠지면서 젊은 시절 빠져보지 못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며, 인생에 그런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에 오히려 감사하는 초긍정 자아. 초고령화시대, 마땅히 따라할 롤 모델이 없이 노년기를 맞이한 할머니들의 식사 장면에 대한 묘사에 끌려 읽기 시작했는데, 우울해지기는 커녕 이 유쾌한 노파의 주책맞음과 솔직함, 중간중간 보여주는 성찰이 꽤나 재미있었다.

 

내가 일하는 바닥이 이래서인지, 내 나이가 그 정도가 되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어딜 가나 재테크가 화두이다. 그 재테크에 대한 고민은 곧 미래에 대한 고민, 불안감과 다르지 않다. 늘어난 수명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라는 사람들도 있다. 나뿐만 아니라 윗 선배 세대부터 이미 고민은 시작되었다. 어떤 선배는 적어도 자신들이 시행착오를 통해 어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겠느냐 한다. 하지만 안팎의 부추김으로 일어난 불안함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다. 어떤 순간, 나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을까?

 

* 킨들로 읽은 두번째 전자책. 스마트폰이나 탭과 달리 눈이 부시지 않으면서 조명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 가볍게 가방안에 들어간다는 점은 충분한 장점이다. 허나 책의 두께를 가늠하지 못해 내가 지금 이 독서 여정의 어디쯤에 있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미처 책갈피를 해두지 못한 내용을 확인하고 싶어 돌아가기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은 큰 단점이다. 절대 메인이 될 수는 없을 것 같고. 보조 역할 정도로 만족해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