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해 죽을 것 같았는데 막상 누우니 잠이 오지 않는다. 결국 다시 일어나 컴터를 켜고, 최근 찍은 사진을 주욱 훓어보았다. 흠..
보는 눈이 높아진 것일까. 하나같이 맘에 들지 않는다. 물론 이번 영월 여행은 사진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사진은 혼자 찍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사진 욕심 버리고 그냥 여행간 친구 사진이나 예쁘게 찍어주자 그랬는데. 그래도 그 중 이건 좀 되겠다 싶던 장면이 두세개 있었는데. 열어보니 영 아니다. 색감도 앵글도 영 맘에 들지 않는다. 차를 멈추고 카메라를 들고 내리게 했던 그 장면의 느낌이 살아나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일까. 비단 영월 사진만이 아니라 최근 그림을 그리러 다니며 찍었던 골목 사진들도 하나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무엇일까.
오늘은 강남에서 강의를 하나 듣고, 지인 중 유일하게 강남에 사는 친구를 불러 브런치카페에 갔다. 무려 오후 2시에 ㅎㅎ. 스페인 음식점이었는데 음식맛은 그냥 무난했으나 탁 트인 인테리어와 조용한 동네 분위기가 무척 맘에 들었다. 근처 공원을 산책하고, 작은 도자기 공방과 갤러리를 둘러보니 벌써 저녁때가 다 되었다. 피곤하긴 했지만 평화로운 느낌이 정말 좋았다. 그런데 왜 바보같이 그런 순간에 guilty한 느낌이 드는 걸까? 내가 이렇게 놀아도 되는 걸까, 너무 오래 논 것은 아닐까, 영어든 제2외국어든, 뭔가 지식을 쌓아야 하는 건 아닐까. 이렇게 한량처럼 지내도 되는걸까. 라는 이런 생각들. 스스로 이건 아닌데 싶으면서도 이상한 죄책감이 든다. 거참. 이것도 병이다.
요즘 휴가를 자주 썼더니 주3~4일 근무에 익숙해졌나보다. 내일부터 시작될 일주일이 끔찍했는데 생각해보니 중간에 선거가~! 이번주도 주4일 근무다, 앗싸!
글/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