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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일상

여행작가 입문과정

역시 한겨레. 내가 최연장자가 아닐까 무지 걱정했는데,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몇명 눈에 띈다. 이 안도감이라니. 오랜만에 외부 강좌를 듣자니 뭔가 어색하고 낯선 사람들 만나는 것도 꺼려졌는데, 한겨레스러움이랄까.. 뭔가 편안하다.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면 또 쓸데없이 스트레스 받으며 괜한 짓 했다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첫날 자기소개를 하는데 두분이 눈에 띄었다. 한분은 민주통합당 총무국장. 성함은 기억이 안난다. 사진이 취미라신다. 나중에 출판기념회할때 다른 정치인들처럼 재미없는 책이 아니라 색다른 책을 내고 싶으시단다. 하하. 본인 직업을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셨었다는데, 뭐.. 그런거지.

 

또 한 분은 중년 부인. 아이를 다 키워 대학보내고 트레킹 위주의 여행을 다니신다고 한다. 최근에는 안나푸르나도 다녀오셨다고. 인상적이었던 한마디가, 아이를 낳고 나서,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결혼이던 아이키우기던 그냥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아이를 낳고 키우는 건 다른 얘기더란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애들 다 키우면 여행이든 뭐든 맘대로 하겠다고 다짐을 받아두셨단다. 니트모자가 꽤 잘 어울리는, 고운 중년이셨다.

 

강좌명이 감히 '작가'라니,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나는 내가 쓰는 '1인칭' 글이 유치하기 짝이 없다. '나'의 일상을 담으면서도 최소한의 객관성은 유지되는, 남들에게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고 싶다. 그걸 에세이라 부르면 되나? 물론 근본적인 문제는 스킬이 아니라 내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글쓰기 수업이라는 것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뭔가 계기가 필요할 것 같아 시작했는데. 8주후, 나는 과연 무엇을 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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