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 팀장 '대행' 발령이 났다.
지금까지 해오던 일이 공식화된 것일 뿐,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조금더 떳떳해지고, 조금더 당당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 회사를 그만두게 되더라도,
최소한 불명예 제대는 되지 않을 것 같아 내심 든든하기도 하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비겁한 도망이 될 것 같아 맘이 편치 않았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축하인사가 전혀 달갑지 않다. 그저 쓴웃음만 난다.
지금까지의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고, 그 과정 중에 너무 많은 실망이 쌓였다.
오늘, 그래도 어느정도는 내 편이겠거니 했던 사람에게마저, 새로운 실망을 안게 됐다.
또... 여전히 나는 이 조직의 논리에 순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깨달음.
그래고 이 조직의 논리를 체화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조금 더 독해지고,
조금 더 이기적이되고,
조금 더 욕을 먹어야 할 것 같은데.
여전히, 그런 건 싫다.
글/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