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 안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 항상 와룡공원 입구에서 종로쪽 전망만 바라보다 돌아오곤 했는데, 오늘은 서울성곽길을 따라 약 0.5km 떨어진 말바위고개까지 다녀왔다. 성북동과 광화문 쪽 전망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왔다. 차로 5분만 내려가면 번잡한 도심인데, 마치 도봉산이나 북한산은 올라온 듯한 전망이었다. 김밥 싸가서 먹으면 좋을 법한 너른 바위까지 눈도장 꽝! 근데 고작 왕복 1km를 걸었을 뿐인데, 그것도 산길이라고 힘들더라. 체력이, 점점 저질이 되어간다.. ㅠ.ㅠ
#2. 만면에 행복감과 만족감이 퍼지는 표정이 제대로다. 무시무시한 폐암 사진이 실리는 담배갑에 실으면 흡연자들이 대환영할 것 같다. 엄마와 스티브맥커리전에 다녀왔다. 오전에 병원에 가서 고질병 치료 좀 받고, 오장동으로 달려가 냉면한그릇 뚝딱. 다시 광화문으로 고고! 울 엄마는 아마 사진전이 처음일거다. 평일이라 그랬을까? 나이지긋한 어르신들이 상당해서 의외였고 엄마도 신기하셨나보다. 그런데 사진보며 코멘트하던 한 아줌마 무리에 대해서는 뭘 알고나 하는 얘긴지 모르겠다며 살짝 흘기시더라. 이어 와룡공원까지 모셨더니 너무너무 좋아하셨다.
오늘은 의도하지 않게 효도한 날이 되었지만, 사실 내가 그렇게 착한 딸은 아니다. 휴가 때면 가끔 갈등을 겪곤 한다. 내 입장에서 휴가는 완전히 홀로를 즐기거나, 친구와 여행이라도 훌쩍 떠나는 게 정답이다. 매일을 함께 하는 가족과 보내는 휴가, 여행은, 왠지 '일상이 아니어야 할' 휴가를 '일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 같아 좀 답답하다. 그런데 나는 이런 생각을 하는 반면, 울 엄마는 자식들과 어디 다니시는 걸 너무 좋아하신다. 모든 부모님들이 그러실 것 같긴 하고, 다른 부모님을 겪어 보지 못했으니 '너무'라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집에 계신 시간이 많은 부모님이, 자식이 모처럼 쉬는 날에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끔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오늘은 혼자 조용히 사진전에 갔다가, 영화도 한편 보고, 차도 마시고, 뭐 그럴 계획이었는데 말이다. 마지막 들른 공원 산책이 생각보다 좋았고, 또 엄마께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조금 꿍했던 마음이 더 미안해졌다. 결론은, 오늘 그런 시간을 보낸 게 다행이다. 처음부터 꿍한 마음이 없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다.
ps. 두번째 작품의 1차 채색을 마쳤다. 이번 결과물은 별로 맘에 안든다. 토요일에 강사에게 보여주고 코멘트를 받은 후 2차 채색을 해야겠다. 그래도 생각보다 빠른 진도에 스스로 놀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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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만면에 행복감과 만족감이 퍼지는 표정이 제대로다. 무시무시한 폐암 사진이 실리는 담배갑에 실으면 흡연자들이 대환영할 것 같다. 엄마와 스티브맥커리전에 다녀왔다. 오전에 병원에 가서 고질병 치료 좀 받고, 오장동으로 달려가 냉면한그릇 뚝딱. 다시 광화문으로 고고! 울 엄마는 아마 사진전이 처음일거다. 평일이라 그랬을까? 나이지긋한 어르신들이 상당해서 의외였고 엄마도 신기하셨나보다. 그런데 사진보며 코멘트하던 한 아줌마 무리에 대해서는 뭘 알고나 하는 얘긴지 모르겠다며 살짝 흘기시더라. 이어 와룡공원까지 모셨더니 너무너무 좋아하셨다.
오늘은 의도하지 않게 효도한 날이 되었지만, 사실 내가 그렇게 착한 딸은 아니다. 휴가 때면 가끔 갈등을 겪곤 한다. 내 입장에서 휴가는 완전히 홀로를 즐기거나, 친구와 여행이라도 훌쩍 떠나는 게 정답이다. 매일을 함께 하는 가족과 보내는 휴가, 여행은, 왠지 '일상이 아니어야 할' 휴가를 '일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 같아 좀 답답하다. 그런데 나는 이런 생각을 하는 반면, 울 엄마는 자식들과 어디 다니시는 걸 너무 좋아하신다. 모든 부모님들이 그러실 것 같긴 하고, 다른 부모님을 겪어 보지 못했으니 '너무'라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집에 계신 시간이 많은 부모님이, 자식이 모처럼 쉬는 날에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끔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오늘은 혼자 조용히 사진전에 갔다가, 영화도 한편 보고, 차도 마시고, 뭐 그럴 계획이었는데 말이다. 마지막 들른 공원 산책이 생각보다 좋았고, 또 엄마께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조금 꿍했던 마음이 더 미안해졌다. 결론은, 오늘 그런 시간을 보낸 게 다행이다. 처음부터 꿍한 마음이 없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다.
ps. 두번째 작품의 1차 채색을 마쳤다. 이번 결과물은 별로 맘에 안든다. 토요일에 강사에게 보여주고 코멘트를 받은 후 2차 채색을 해야겠다. 그래도 생각보다 빠른 진도에 스스로 놀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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